김녕 김녕리 탐방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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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역사나들이 6차 탐방코스는 김녕일대이다. 이번 코스는 제주관광공사에서 개발한 제주 지질트레일 김녕코스를 준용해 본다. 김녕은 역사적 공간보다 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된 제주의 지질학적 특성을 아주 잘 보여주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제주 지질트레일은 세계지질공원을 바탕으로 각 지역 특유의 지질자원과 마을의 역사·문화·신화·생활 등을 접목해 만든 도보여행길이다. 현재까지 조성된 지질트레일은 총 4곳이다. ‘김녕·월정 지질트레일’을 비롯해 '수월봉 지질트레일',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성산·오조 지질트레일’이 만들어져 있다.
■김녕 어울림센터
김녕,윌정 지질트레일 코스 안내판
출발 및 도착은 김녕어울림센터이다. 2014년 10월 25일 김녕 지질트레일 길열림행사 이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서 지질트레일 코스가 개발되었지만 실지 답사를 다녀본 결과, 개발 취지와 코스의 아름다움에 비해서 사후 관리가 부족한 듯 보여 아쉬움이 많다. 위 사진에 보이는 김녕어울림센터도 지질트레일 코스를 안내하는 기능도 있다고 보여지는데 지금은 비어 있는 듯 하고 실지로 어떤 용도로 쓰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태풍 솔릭 후에 찾아간 센터는 정문이 잠겨 있었고 곳곳에 누수로 인한 건물의 하자가 심각해 보였다. 이곳에도 분명히 소중한 세금이 쓰였을 텐데 말이다.
■세기알 해변
세기알 해변
김녕 해수욕장인 성세기 해변보다는 한산하지만 김녕 특유의 하얀 모래사장과 코발트빛 물색이 아름다운 해변이다. 성세기 해변과 마주하고 있다. 성세기 해변과 세기알 해변의 '세기'라는 말은 이곳 포구의 이름이 '세개'('개'는 제주어로 포구를 의미)였다는 것으로 보아 여기서 유래한듯 하다. '알'은 제주어로 '아래' 또는 '아래쪽'을 의미하므로 '세기알'해변은 '세개'의 아랫쪽 해변이라는 뜻으로 짐작된다.
세기알 해변근처 건물 코너에 있는 금속공예벽화이다. 어머니로서 또 해녀로서 살아온 당신네들의 강인한 모습을 단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해풍에 얼룩지고 빛바래져 가는 벽화의 모습이 세월의 흐름에 늘어가는 꾸미지 않은 어머니의 주름을 연상하게 한다.
■김녕 도대불
도대불은 북촌코스에서 설명한 바 있다. 전기가 들어오기전 해안마을 마다 포구를 들고나가는 배들의 길잡이 역할을 했던 작은 등대이다. 이곳 김녕 도대불은 1910년대에 만들어졌는데 1960년대초 태풍으로 허물어진 것을 다시 지금의 타원형태로 복원하여 1972년도까지 사용하던 것이라고 한다. 타지역의 도대불과 달리 원뿔형의 소라를 연상케하는 모양이 조형적으로 운치가 있고 아름답다.
■조간대
조간대는 썰물 시 물이빠져 밖으로 드러나는 지역을 의미한다. 이 곳의 조간대는 용암으로 형성된 평평한 암반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지형으로 타지역의 조간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점성이 낮은 용암이 천천히 흐르다가 식어 표면이 매끄럽게 생긴 것을 '파호이호이(pahoehoe)'용암이라 한다. 이와는 반대로 끝이 뾰족해서 발 딛기 힘들 정도의 표면을 가진 용암을 '아아(aa)'용암이라 한다.
서해안의 뻘로된 조간대와 비교하면 화산섬인 제주의 해안 특성을 아주 잘 보여주는 곳이다. 간조시에 따뜻해진 용암 조간대 위를 맨발로 걸으면서 제주의 에너지를 발끝에서 부터 느끼는 것도 좋을 것이다.
청굴물은 두개의 원형의 담안에 마치 코끼리의 콧구멍처럼 두개의 칸으로 나뉘어진 형태를 가지고 있다. 마을안에 위치한 게웃굴물이 흘러서 여기로 용출된다고 한다. 지금도 수량이 풍부하고 맑아 보기만해도 그 청량감이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찾아든다.
청굴물
샘솟는 청굴물
동심으로 돌아가 이 맑고 찬 청굴물에 몸을 담그고 싶은 마음이 간절히 든다.
밀물시에는 바닷물에 잠긴다고 하니 잠기기 전 빼꼼히 드러나있는 모습도 꽤 볼만할 것 같다.
말끔히 단장된 어느 geo 게스트하우스
■게웃샘굴/게웃샘물
이 물을 마시면 죽어가는 사람도 살린다는 전설이 있는 물이다. 게웃샘 동굴 안에서 나오는 산물(용천수)이 게웃샘 물이다. 게웃은 전복의 내장을 의미하는 제주어로서 동굴의 형상이 게웃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굴 입구의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면 차가운 기운이 서린 동굴이 나오는데 안쪽으로 차디차고 맑은 산물이 흐른다. 이 물이 지하로 흘러 바닷가의 청굴물로 이어진다. 예전에는 마을의 소중한 취수원이었고, 근처 김녕초등학교 급사가 매일 이곳에서 물을 길어 아이들에게 주었다고 한다.
게웃샘굴 내부
게웃샘굴안의 차갑고 습기를 머금은 공기와 더운 바깥공기가 만나 안개를 피어오르는데 신령스럽기까지 하다. 답사 때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운 날씨가 무색하게 동굴안은 오히려 한기가 느껴진다. 평범하게 보이는 마을 길가에서 만난 게웃샘굴은 감동 그 자체이다. 세계지질공원에 걸맞는 제주의 소중한 지질자원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한여름 더위를 식히면서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길을 떠난다.
■건강빌레정원
제주시 동부보건소 뒷뜰에 위치해 있다.
파호이호이 용암대로 이루어진 이곳은 맨발로 걸으면서 용암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조성해 놓았다.
■김녕 본향당
지질 트레일길을 걸으면서 정말 좋은 코스를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이정표가 필요한 위치에 없거나, 훼손되어 알아볼 수 없는 것들이 꽤 된다. 초행길의 경우 이정표만 보고 걷다가 길을 잘 못드는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다. 관계 기관의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아쉬운 부분이다.
김녕 본향당은 농경신인 ‘큰도안전 큰도부인’을 섬기는 당으로서 다른 지역의 본향당이 목축을 관장하는 남신을 주로 모신다면 여기서는 여신을 모신다는 점이 특이하다.
[김녕리 본향당, 또는 사장당으로 불리는 동김녕 큰당은 김녕 마을의 많은 당신 중에서 가장 높은 상위신인 본향신을 섬긴다는 의미에서 큰당으로 불린다. 김녕리에 있는 노모릿당, 동김녕 성세깃당과 더불어 김녕마을의 삼본향 중 하나이다. 강남천자국의 셋애기가 큰도안전 큰도부인이 되어 본향신으로 좌정하여 마을의 기원 사항을 두루 관장한다고 전한다.
1970년대 이후 굿이 축소되면서 아진제(앉은제)로 행해지다 근래에 사라졌다. 다만 개인적으로 치성을 드리는 일은 현재까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출처 한국향토문화대전
■궤네기굴과 궤네기당
궤네기굴은 용암동굴로서 기원전후 시대의 선사시대주거 유적지이다. 동굴의 길이는 약 200m이며 주거가 가능한 공간은 약 65m2라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돗제를 지낸 기록이 나온다. 선사시대의 유물 뿐만 아니라 벽면에 용암종유와 동굴산호가 발견되어 보존가치가 높아 현재는 출입을 못하게 막아 놓았다.
궤네기굴 안에 돼지를 잡아서 신에게 바치는 ‘돗제’가 행해지는 곳을 궤네기당이라고 한다. 풍요를 주는 신 궤네깃또를 위한 제의로 돗제가 끝나면 제물로 올렸던 돼지고기로 죽을 쑤어 굿을 보러 온 마을 이웃들과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
보존을 위해 입구를 막아놓아 내부를 보지는 못했지만 사진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입산봉(삿갓오름)
제주 관광공사의 비짓제주에 의하면 산모양이 마치 삿갓을 뒤집어 놓은것과 같이 보인다하여 삿갓오름 또는 입산봉이라 불린다고 한다.
산 높이에 비하여 화구경(火口徑)이 매우 큰 수중분화로 만들어진 응회환(tuff ring)의 수중화산분화구이다.
화구륜의 남동쪽 봉우리가 정상봉으로 다소 높으며 조선시대때 이곳에 봉수대가 있었다하여 망동산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제주의 소리에 의하면 1910년 한일합방후 입산금지령이 해제되면서 입산봉 정상에 처음 묘 1기가 들어서고 이후 마을 사람들이 연이어 묘 자리를 마련하자 김녕리는 이곳을 공동묘지로 지정하게 된다. 현재 일주도로를 접하고 있는 북쪽 일부를 제외한 사면 전체에 3000여기에 가까운 무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고 한다.
하늘에서 바라 본 입산봉은 마치 인위적으로 조성한 공원처럼 조형적으로 잘 꾸며진 형태이다. 산정상의 분화구를 중심으로 오름의 사면을 따라 묘지가 들어서 있는데 공동묘지라기 보다는 테마파크 같은 이미지를 풍긴다. 정상까지 포장도로가 이어져 있어 접근성도 좋다. 망자와 산자가 이토록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곳도 드물 듯 하다.
■성세기당
고깃배를 갖고 있는 집의 부녀자와 해녀들이 치성을 드리는 해신당이다. 김녕의 어업을 관장하는 '요왕(용왕)제국 말젯아덜(셋째아들)'을 모시고 있다. 동백나무 두그루를 신목으로 하고 있으며, 매년 정월 18일에 신과세제, 3월 8일에 잠수굿,7월 18일에 마불림제, 9월18일에 시만국대제가 치러진다고 하며 정성이 깊으면 8일과 18일에 치성을 드리러 가는데 이렇게 8일날 제를 지내는 당을 '여드레당'이라 한다. 3월8일의 잠수굿은 현재 마을 해녀탈의장에서 치른다고 한다.
성스러운 장소로서 당 주변이 깨끗하게 관리되어지고 있어 지금도 치성을 드리러 자주 찾는 장소임을 알 수 있다.
■조른빌레
용암이 넓게 퍼져 후 식어서 생긴 암반지대를 제주어로 빌레라고 한다. 제주에선 김녕,월정지역에 특히 이 빌레 지형이 많은데 오랜 세월 수많은 이들이 이 척박한 땅에 피와 땀을 흘리며 초인적인 노력으로 빌레를 깨고, 뒹구는 돌들을 골라내어 경작지를 일구어 냈다. 도저히 깰 수 없는 빌레는 밭의 경계로, 골라낸 돌들은 제주의 거센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시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돌담으로 이루어진 흑룡만리의 밭담길이 이곳 김녕일대에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가혹한 자연환경에 맞서 살아남고자 한 우리 제주조상들의 삶의 절박함과 강인함이 오롯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김녕 밭담길
돌담으로 이어진 끝나지 않을 듯한 흑룡만리길. 제주 선인들의 삶과 체취를 느끼면서 마냥 걸어본다.
김녕리와 월정리는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위에 위치한다. 마을 밑에 거문오름에서 발한 용암이 흘러서 생긴 여러갈래의 동굴이 있고 그 위에 빌레지대가 있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빌레지대를 일구어 ‘빌레(암반)왓(밭)’을 만들었다. 이런 빌레왓은 지층이 얇고 흙의 점성이 떨어져 바람에도 잘 날린다. 또 땅을 파면 흙보다 돌이 더 많이 나왔다. 비가 오면 어렵사리 일군 밭의 흙이 쓸려 내려가버리기 일쑤였다. 이러한 황무지를 지금의 경작지로 만든 건 오랜 세월의 결코 간단치 않은 삶의 결과물이다. 지금 걷는 이 길이 보이는 아름다움 그 이상인 이유이다.
김녕 밭담길은 풍광으로만 다가가기엔 더 이상의 극단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느끼게 한다.
김녕 밭담길에서 시멘트 포장길이 끝나고 비포장 도로로 들어설 때 쯤 진빌레로 들어서는 이정표가 나온다. 그러나 이 이정표대로 가면 길이 잡목과 우거진 수풀로 인해 들어갈 수가 없다. 이 역시 관리의 아쉬움이 남는다.
진빌레길을 못 들어가고 그냥 이어진 비포장도로를 가다보면 풍력발전기를 지나 조간대의 풍경이 펼쳐지며 김녕의 푸른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제주에선 밭과 바다의 경계는 없다. 바다를 등지고 서 있으면 밭이요 밭을 등지고 서 있으면 바다가 눈에 들어 오기 때문이다.
■용암언덕(투물러스 지형)
점성이 낮은 용암이 천천히 흐르다가 앞선 용암이 바다를 만나 식으면서 뒤에 따라오는 용암의 길을 막는다. 막힌 용암들은 뒤엉키면서 천천히 부풀어 오르다가 식으면서 부피가 줄어들어 육각형의 주상 절리를 만들기도 하고, 거북이 등같이 갈라지면서 식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생긴 암반 지형을 투물러스(tumulus)라고 한다. 김녕해안에서 이렇게 용암의 교통정체로 인해 부풀어진 바위지형들을 볼 수 있는데 이 곳이 대표적인 곳이다. 가히 세계 지질공원으로 제주가 선정될 수 있는 이유이다. 자연은 자연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각자의 자리를 지켜온 결과 오늘 날의 모습이 갖추어진거라고 생각한다.
■김녕 환해장성
제주의 환해장성은 그간 설명을 많이해서 생략한다.
김녕의 환해장성도 꽤 긴구간에서 담의 형태로 남아 있다. 복원된 구간도 있고 오래전 모습인곳도 있다. 지금의 남아 있는 모습을 볼 때 과연 과거에 방어시설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관리들의 생색내기용 닥달에 어쩔 수 없이 동원된 민초들이 괜한 고생을 하며 쌓은 형식적 방어시설은 아니었는지 잠시 생각해 본다. 어쨋든 파란 하늘과 바다의 경계에 어우러진 장성의 돌담은 제주만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썰물 때 고여있는 물 속은 어릴적 신나는 놀이터요 자연학습장이었다. 지금도 조간대에 물이 고여있는 것을 보면 자연스레 동심으로 돌아가 그 속에 어떤 생명들이 바쁘게 숨쉬며 돌아다니는지 유심히 바라보게 된다. 지금도 작은 물고기, 깅이(게), 고동(보말), 갯강구등이 제 살길을 찾아 부지런히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자연의 해양 수족관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두럭산
두럭산은 산이라는 명칭에 무색한 암초(여)이다.
음력 3월 보름때만 일년에 한번 그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설문대 할망이 한라산과 성산에 두 발을 딛고 이 곳 두럭산을 빨래판 삼아 빨래를 했다는 전설이 깃든 곳이다. 한라산과 성산, 산방산, 성읍의 영주산과 더불어 제주의 5대산이라고 한다. 해학적인 얘기지만 그냥 그렇게 믿기로 한다.
거대한 용암 암반위에 패각류의 가루가 쌓여 이루어진 해안이다. 김녕해수욕장으로도 불리며 수심이 얕고 완만하여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산책로와 캠핑시설, 물놀이 및 해양레져 편의시설이 잘 되어있다.
김녕 어울림 센터로 다시 돌아오면 코스가 끝난다. 약 13km 구간이며 넉넉히 네시간 정도 소요 .